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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동문수필]사계절이 기억하는 울림_정다희(일반대학원)

들고 나고를 반복하는 사계절 중에 자신만의 울림을 해산(解産)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기를.

 

정다희(일반대학원)

 

 

후회가 남는 시간은 어느 때이든 짧은 한순간이라도 늘 있었다. 짧은 글을 쓰는 이 시간도 언젠가 돌아봤을 때 주제든 단어든 아주 다양한 잡념에서 비롯된 후회를 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유일하게, 후회라는 영역에 들어가지 않은 시간이 있다.

 

7년 전 학교라는 곳으로 오랜만에 발을 들였을 때부터 시작된 새로운 사계절이 그랬다. 공연 예술이라는 단어로 모인 동기가 열 명쯤. 20대 후반 고만고만한 나이들이었다. 연구 주제를 탐색해야 할 수선관의 석사생들은 아무도 시키지 않은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기말고사가 끝나고 여름 더위를 알리는 누기(漏氣)가 서서히 진해질 때, 우리는 첫 회의를 했다. 모두가 의견을 모으고, 각자의 역할을 정하고, 귀엽지만 반드시 모두가 동의해야 할 주의사항을 정리했다. ‘작품 준비를 시작한 이후에는 절대 빠져나갈 수 없고 그동안의 갈등은 불가피하니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할 것!’ 순수했지만 알아야 할 것은 알았고 무모해보였지만 목표는 뚜렷했다. 자발적 공연 제작을 기획한 이 팀은 대학로의 여느 신입극단의 모습과 다르지 않게 가난해서 성실히 발품을 팔아야 했다.

 

사무엘 베케트의 <대단원>. 공연의 주재료이자 우리의 최종 목표였다. 베케트는 인간이 그의 특성을 하나씩 상실해가며 물체와 같이 변하는 비인간화 과정을 무대 위 수동적인 주연의 모습으로 나타냈다. 우리는 아주 함축적인 이 극이 처음에는 관객에게 모호함을 주겠지만 끝에는 관객이 무대 위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랐다.

 

우리의 이야기는 당신의 이야기고, 인간의 특성이란 곧 자신의 고유한 본질과 가치일 텐데 누군가와 동일한 물질, 물체, 개념을 흡수하기 쉬운 시대에 살고 있으니 나로서의 가치를 지키자는 짧고 강렬한 울림이었다. 삶을 살아가는 아름답고 적극적인 인간의 자세에 대한 것이었다. 공연은 두 차례 올랐고 만석이었지만 최종 목표에 얼마만큼 도달했는지는 열린 결말로 남겨두었다.


여백이 필요한 삶의 어느 순간이고 작품을 완성해가던 모두의 열심과 작품의 의미가 떠오른다. 나의 본질을 새삼 알아차리게 해주기도 한다. 인생에 새로운 제도를 받아들일 때마다, 역할이 부여될 때마다 자연스러운 반동을 겪는데, 그래도 열매를 맺어내는 것은 추억 속 그때의 사계절이 기억하고 있는 울림 덕분이다. 울림이 자양분인 셈이다. 울림은 여러 번 찾아온다. 들고 나고를 반복하는 사계절 중에 자신만의 울림을 해산(解産)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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